내 인생의 여러 순간마다 하나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셨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너무나 생생한 간증이 나의 군생활 중에 여러 번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하나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실로 이것은 주께서 행하신 것이요, 내 눈에는 기이한 바이므로, 나눔으로 그분의 영광이 더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즉각적인 응답의 간증을 하나 하고 싶다. 이러한 간증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실제적 역사이므로 우리의 신앙생활에 힘과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간증은 개인적인 체험이므로, 이러한 체험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님께 더 많이 감사할 수 있다.
대한민국 육군 제 3사단(일명 삽사단 – 너무 삽질 작업을 많이 시켰기 때문에 우리가 붙인 별명이다) 자대에 전입한지 1달 만에 대대군종병의 중한 직책을 부여받고 한 대대 영혼들의 영적 파수군이 된 것은 나의 기도응답을 통한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전임 군종 사병이 제대하고 난 후, 군종 사병으로 정식 업무를 시작한지 거의 한달정도 되었을 때, 나는 군종실에서 혼자 성경 말씀을 읽고 있었다. 우리 부대의 군종실은 위병소 뒷 쪽에 위치하여 병사들의 신앙상담과 군생활 적응을 위한 각종 도움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갑자기 노크도 없이 출입문이 열렸다. 그것도 급하게 힘으로 활짝 열어젖혀 버리면서 밀이다. 그런데 문 앞에 나타난 것은 중령계급의 고급 장교였다. 그 분은 갑자기 소리를 쳤다. " 군종 이xx들, 뭐하는 놈들이야? "고 험악한 얼굴로 고함을 지르면서 들어왔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난 갑자기 얼떨결에 너무 당황하여 뭐라고 할말이 없었다. 중령이라면 대대장급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고급 장교가 우리 대대장님도 아닌데 여긴 왜 와서 고함을 지르면서 난리를 치시는지?
군대는 계급사회인걸, 어떡하나? 누군지 몰랐지만, 하여간 큰 소리로 "백골"하고 인사를 했다. 근데 또 다시 고함을 지르면서 "야, 그 침상 밑에 있는 것들 모두 다 꺼내 임마." 정말 어이가 없었고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하여간 꺼내라는 명령이라 꺼낼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가 군종업무를 인수인계 받은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침상밑을 아직 제대로 정리를 하지 않은 상태라 침상 밑에 뭐가 있는지 파악이 안된 상태였다. 일단 명령에 순종하여 침상 밑의 물건을 꺼내면서 조금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무슨 건수라도 잡히면 어떡하나?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다. 마음 속으로 열심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나는 저 분이 누군지 모릅니다. 아무래도 나에게 심한 적대감으로 명령하면서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는 것 같은데 좀 도와주세요.” 기도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물건을 꺼내는 동작이 좀 느렸다. "야 이xx, 빨리 빨리 꺼내." "오 하나님 도와주세요," 나의 기도는 계속되었다. 침상 밑의 가까운 곳 부터 하나씩 하나씩 아주 천천히 꺼내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하면서 속으로 간절하게 매달렸다.
그 분의 재촉하는 소리에 완전히 압도당하였지만, 너무 위급한 순간이라 하나님께 계속 기도로 매달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누군가 군종실 쪽으로 급히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다다닥 힘차게 뛰어오는 군인의 군화 소리가 바닥을 울리면서 크게 들리는 것이었다. 군종실로 급히 도착한 그 군인은 "참모님, 사단에서 전화왔습니다" 하고 외치는 것이었다. 바로 위병소의 위병인데, 그가 바로 그때 사단본부에서 전화왔다고 참모에게 보고하는 것이었다. 그 연락을 받고 그 장교는 곧바로 위병소로 가더니 전화를 받은후 즉시 찦차를 타고 사단본부를 향해 우리 부대를 떠났던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는 사단에서 온 중령 계급의 사단 감찰 참모였다. 사단 감찰 참모, 대단한 위세의 사람이었다. 소위 건수만 잡히면 끝나는 직책이다. 아마도 기독교 핍박을 위한 사명을 가진 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분이 떠나고 난 뒤 침상 밑을 다 정리하고 보니, M16 소총 실탄 5개가 잘 보관되어 있었다(?). 순간 아찔했다. 이것이 발각되었다면 난 영락없이 사단 영창이나, 군기 교육대에 입교하여 혹독한 기합과 벌을 받아야 했다. 불교를 신봉하던 우리 대대장님도 기독교 활동에 별로 협조적이지 않았고, 불교신자를 대대 군종병으로 세울 계획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군종 사병 보직 해임도 뻔한 사실이었다. 내 군대 생활의 최대의 수치일 뿐만아니라 험난한 군생활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소총 실탄이 거기에 있었는지 도무지 영문을 몰랐지만, 사단 감찰 참모님에게 걸렸다면 꼼짝없이 내가 처벌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의 영원한 목자되신 하나님께서 정말 감사하게도 그러한 위험에서 나를 건져주셨다. 오해의 소지는 없애 버리는 것이 상책이므로, 나는 그 탄환들을 곧바로 부대 뒷산으로 가지고 가서 땅에 파묻어 버렸다. 군에서는 실탄 관리가 얼마나 엄격한데, 왜 그곳에 있어서 위험에 빠질 뻔 했는지… 이제는 오랜 세월이 흘러서 모두 썩어있을 것이지만, 내마음의 아찔한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여 쉽게 가시지 않는 것 같다.
돌아보면,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로다"(시 50:15)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그 순간 나에게 너무나 실제적으로 응답되었다. 내가 급히 주님을 칮고 도움을 구했을 때 살아계신 그 하나님은 즉시 나에게 응답해주셨다. 나의 삶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시며 함께 하시는 이렇게 좋은 하나님은 정말 내 인생의 행복과 기쁨이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졸지에 수렁에 빠질뻔한 위급한 상황에서 나를 건져주신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세세토록 돌려드리기를 원한다. 할렐루야.
이 수 길 (톨워스 예수능력교회 목사, South London Christian College신학대학 교수,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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