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때가 되면 11+ 시험이 찾아옵니다. 아이들은 홍역을 치루듯 1년을 힘겹게 수험생이 되어 감당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대입시험이나 되어서나 받아야 할 중압감을 이곳에서는 어린11세에 감당해야 하니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그런데 그 중압감은 부모님들이 오히려 더 심하게 받습니다. 실제로 결과가 나오는 3월을 전후하여 학부모들의 절망들이 안쓰럽고, 수군거림이 야속합니다. 자녀들은 그러한 잘못된 부모의 자존심에 더욱 크게 상처를 받습니다. 실패한 자녀들에게 꼭 안아주며 말해 주고 싶습니다. '고생 많이 했다고, 잘했다고 하나님은 너를 위하여 너에게 꼭 맞는 학교를 준비했다고, 디디고 보란듯이 날아오르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 Yr 6가 되는 자녀들을 둔 어머님들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상위학교에 지나치게 마음을 두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특히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라면 더더욱 남의 말과 지나간 타인의 성취들에 연연하여 자녀들을 준비시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참고는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먼저 철저하게 기도하시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영국의 학교들에는 각각의 색이 존재하며 아주 귀중한 나름의 교육철학과 목적들이 있습니다. 즉 내 자녀를 위한 맞춤학습도 가능한 곳입니다. 굳이 맞춤옷이 가능한 곳에서 기성복을 비싸게 사서 자녀에게 헐겁게 입히시겠습니까? 영국에 체류하시는 기간동안 자녀의 일생을 바꿀수 있는 선물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데 무조건 상위학교입시에 귀중한 시간과 재원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영국에는 인문학에 조기교육부터 탁월한 학교도 있고 음악 재능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귀중한 학교도 있으며 스포츠 명문 학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관심만 있다면 한국에서 부터 찾아와야 할 학교들이 있습니다. 그런 좋은 학교들을 부모님의 혜택으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음에도 굳이 이곳에 와서 verbal과 non verbal 만을 앵무새 모양 연습시켜 명문 학교에 간들 어찌 그 학교의 인문과 지식을 습득하겠습니까? 의외로 많은 자녀들이 11+시험 이후 지쳐서 K3와 GCSE에서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는 마치 고3 대입에 지쳐 막상 학문의 전당 대학에 들어가서는 맥 못추고 클럽에나 돌아다니는 것과 흡사합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학습의 그림은 Secondary부터 인데 시간이 지나 GCSE가 되어서야 허둥되는 것은 그만큼 시간, 물질낭비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11+시험이 끝나고 명문학교에 붙었음에도 학교에 다녀보지도 못하고 한국에 돌아가는 것을 간혹 보게 됩니다. 그럴 때면 무엇을 위해 준비했는지 왜 준비했냐고 묻고 싶습니다. 실제로 아무리 이곳의 명문학교에 붙었다고 해도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몰라주며 더더욱 가산점도 받지 못하는데 중요한 그 시간들을 입시만을 준비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조금만 더 멀리를 보시고 자녀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 주고 돌아 갈 때 무엇을 머릿속에 가지고 갈지를 고심했으면 합니다. 좋은 안틱은 고심하여 고를 줄 알면서도 정작 자녀에게 보여주고 읽혀 내면속에 유럽과 세계를 그려줄 전통은 왜 고를 줄 모르는지요? 지능발달에서 지지나 판정을 받았던 처칠은 고전 인문과 전쟁사를 통하여 2차세계대전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굳이 명문학교의 간판은 아니었습니다.
혹 좌절하신 부모님이 있다면 나누고 싶습니다. 마가복음 7장 24절에서 30절에 수로보니게 여인이 나옵니다. 이 여인은 유대인 중심의 사회에 이방여인이었고 더 더욱 자녀에게 큰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자녀의 문제가 그녀를 주님 앞으로 나오게 하였고 심지어 예수님과 제자들을 귀찮게까지 하였습니다. (마 15:23) 예수님은 보통 그런 이들에게 사랑과 친철을 보여 주심에도 이 여인에게는 개에 비유하는 치욕적인 수치감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여인은 자신을 개로 빗대어 "개들도 주인의 자녀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얼마나 비참하였을까요? 어쩌면 자신과 더불어 자녀도 개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굴욕도 모욕도 자녀의 문제 앞에서는 자존심을 모두 버릴 수 있는 분이 바로 어머니 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자녀를 주셨나 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예수님께서 "네가 그렇게 말하였으니 네 자녀가 고침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주님이 오늘 자녀를 키우는 우리들에게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절대로 자녀를 내 자존심과 자랑의 대상으로 놓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오히려 죄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자녀가 자존감을 가지고 더욱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도록 내 자존심과 욕망을 버리고 깊은 기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오늘 내게 허락하신 이 자녀는 나를 무릎 꿀리기 위해 주신 선물입니다. 진작 내가 깨닫고 겸손하였다면 하나님은 더 큰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