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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죽으면 죽으리라 – 박상도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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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으리라

간절히 기도하신 기억이 있으십니까? 무엇이 나로 하여금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가게 했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고통이 내게 강하게 밀려올 때에 간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면 무엇이 나를 고통스럽게 했는가? 아마도 나를 가장 고통스럽게 했던 것은 내 몸이 아프고 내 마음이 아팠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또는 내 아내가 내 아이들이 아프고 힘들어할 때였습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와 하만간에 생긴 일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모르드개가 그의 신앙 양심을 지키려고 하만에게 엎드리지 않았고, 그로 말미암아 11개월 후에 모든 유대인들이 죽임을 당하게 되는 조서가 내려진 것도 그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모르드개가 갑자기 재를 뒤집어쓰고 대궐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녀가 아무것도 알지 못했을 때는 평안했습니다. 그러나 모르드개의 행동을 통해서 무슨 심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에스더는 짐작하게 되었고 그의 마음은 요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급히 의복을 전달하고 모르드개를 만나려고 했지만, 에스더는 모르드개가 이를 거절했다는 소식만 듣게 됩니다.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닌 것을 깨달은 에스더는 하닥을 통해서 자세한 내용을 알고자 했습니다. 에스더는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당한 일과 하만이 유다인을 멸하려고 계획하고, 그 계략으로 모든 유다인이 죽음 앞에 놓이게 되었음을 하닥을 통해서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스더는 왕에게 나아가 자기의 민족을 위하여 간절히 구하라는 부탁을 모르드개로부터 받게 되었습니다.

“왕의 부름을 입어 왕에게 나아간지가 이미 30일이 지났다”고 에스더는 대답했습니다. 에스더는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설명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론 남녀하고 부름을 받지 아니하고 안뜰에 들어가면 죽음을 당하는 아주 엄한 법 때문이었습니다. 그러자 모르드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면하리라 생각지 말라 이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비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에4:13-14) 우리가 때로 놓치고 사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처한 상황은 아주 잘 파악하면서, 하나님의 섭리하심에는 어둡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때를 위하여 내가 지금 이곳에 서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지위와 자리는 하나님이 특별한 때를 위해 부여하신 것입니다. 내게 부여된 역할과 위치를 사용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다른 이들을 통해서 여전히 그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나와는 상관없이.

에스더는 지혜로운 여인이었습니다. 자기 입장만 생각했던 잘못을 돌이켜 유다인들을 위해 왕에게 나가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닫고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왕에게 나가기 위해서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말고 자신을 위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라는 부탁과 자신 또한 그렇게 금식한 후에 왕에게 나가겠다는 고백은 그가 얼마나 지혜로운 여인인지를 말해줍니다. 왜냐하면 금식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 죽으면 죽으리라고 말하는 것은 에스더가 왕의 긍휼을 구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녀가 왕의 긍휼과 은혜를 구했다면 그녀는 왕이 기뻐할 일을 준비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왕을 기쁘게 할 일을 찾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기뻐할 일을 찾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대단한 결단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고, 그 은혜의 하나님이 자신의 죽음을 통하여 일하실지라도 기꺼이 따르겠다는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떤 결단이 필요합니까? 많은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서 결단합니다. 자신의 꿈과 계획을 위해서 결단합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하루 온 종일 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잠자는 것도 줄이고, 친구를 만나는 것도 줄이고, 문화 생활하는 것조차 줄이기도 합니다. 또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진단이 내려지면, 죽어라고 운동을 합니다.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며 건강을 회복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제 그 많은 결단과 함께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결단을 우리의 삶에 포함시켰으면 합니다. 인생의 성공을 위해 시간을 재편성하고 노력한 것과 같이 하나님께 인정받는 삶을 위해 하나님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도록 내가 가진 시간표를 수정하고 재편성해야합니다. 육신의 건강 이상으로 영혼의 건강을 위하여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멀리하고, 내 영혼에 유익한 것을 골라 먹는 결단이 필요한 것입니다. 영혼에 필요한 운동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눈을 뜨고 그분의 일하심에 초점을 맞추어 내가 가진 지위와 역할을 조용히 내려놓고 쓰임받기를 소망해야 합니다. ‘죽으면 죽으리라’ 에스더가 했던 부러운 말이 아니라, 내가 고백할 수 있는 아주 조그만 고백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