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스톤(세상 모든 인류를 사랑하신 하나님)- 돌들의 함성
“아마도 하나님은 없을 것이다. 걱정 말고 인생을 즐겨라“라는 광고를 런던버스에서 본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은 없을 것이라는 문구에 사람들은 많은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비슷한 질문을 말라기 선지자 시대의 유대인들도 하나님께 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웃기고 있네!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사랑했다는 거야?’(말 1:2)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 보자! 내 아들이나 딸이 “아빠 엄마가 날 사랑해? 증거를 대 봐!”라며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묻는다면 어떨까?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은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고, 한 숨만 쉬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하나님은 말라기 선지자 이후 약 400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에겐 침묵하시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세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손을 놓고 잠만 잤을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한 증거를 요구하는 유대인들에게 오히려 세상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대영박물관엔 아주 귀한 유물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로제타스톤입니다. 로제타스톤은 이집트 신성문자, 이집트 민간문자, 헬라어(그리스어) 이렇게 세 개의 언어로 기록된 비문입니다. BC 196년 당시 즉위 1주년을 맞이한 13세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후원으로 멤피스 신전이 세워졌는데, 비문의 내용은 혼란스러운 국가의 질서를 바로잡고 왕권의 안정에 기여한 사제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그들의 업적을 칭송하는 내용을 당시 이집트 지역에 살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다 알았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세 개의 언어로 기록된 유물입니다.
이 유물이 중요한 이유는 비문에 기록된 문자를 해독함으로써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이집트 문명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문자는 이처럼 중요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문자를 통해 나의 생각이나 의사를 표현합니다.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생각들과 말들 가운데 오직 기억에 남는 것은 문자로 기록된 기록물들입니다. 오늘날 법적인 가장 확실한 증거물들 또한 문자로 기록된 계약서들입니다.
기록된 방대한 자료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자를 읽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자로 기록된 문서가 나의 생명과 연관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문자를 이해하지 못해 중요한 문서를 무시한다면 그 결과는 매우 비참할 것입니다. 문자를 읽고 쓰고 이해하지 못함으로 인해 다가올 미래를 예비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문자를 해독하며 한 문장을 완성하는 능력은 세상을 사는 나의 경쟁력이며 힘이며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파워 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비문에 기록된 로제타스톤의 문자를 해독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문의 문자를 해독함으로 인류는 찬란했던 이집트 문명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을 보고, 만지고, 그들의 삶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로제타스톤의 문자를 해독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언어는 헬라어(그리스어)였습니다. 왜냐하면 고대 헬라어는 인류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신약성경이 헬라어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류는 헬라어를 통해 로제타스톤의 민간문자와 신성문자를 해독할 수 있었습니다.
로제타스톤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관련이 있는 유물입니다. 헬라제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 2, 3세들은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에게 모국어인 헬라어로 된 성경이 필요했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알렉산드리아에서 유대에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할 학자들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유대에서 한 지파에 여섯 명씩 72명의 학자들을 알렉산드리아로 보내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번역한 성경을 70인 역이라 하며, 신약에서 인용된 성경의 대부분은 70인 역에 의존합니다. 당시 세계 최대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행한 이 작업을 통해 성경은 흩어진(디아스포라)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하나님이 모든 민족, 모든 나라, 모든 백성들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구약성경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제타스톤을 우리는 흔히 이집트 문명을 여는 키라고 말합니다. 왜 로제타스톤이 이집트 문명을 여는 키일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 비문을 해독한 방법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천제 언어학자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은 로제타스톤의 Cartouche(카르투슈)에 주목했습니다. 카르튜슈는 비문에서 이집트의 파라오를 가리킬 때 둘러싼 장식을 말합니다. 샹폴리옹은 카르튜슈를 언어해독의 키로 사용해서 신성문자의 암호를 해독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서 구약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했습니다. 신약성경은 처음부터 헬라어로 기록했습니다.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되고 기록되었다는 것은 시대적 정황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답은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였습니다. 핵심은 키입니다. 로제타스톤의 키는 카르튜슈였습니다. 성경을 이해하고 셩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는 키는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아마도 하나님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침묵하시지 않고 지금도 묵묵히 세계의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한 곳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전공수 목사 / 런던열린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