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연재기사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박종학 목사-

parkjonghak.JPG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알면서도 실수를 하고 또 모르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실수를 하며 살아갑니다. 심지어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줄을 알면서도 거의 무의식적으로 또 실수를 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때도 있습니다. 어른이 되고 성숙한 인간이 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디딤돌 삼아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실수를 통한 성장과 성숙의 이치를 일찍이 깨달았던 인디언들은 인간은 실수하게 마련이며 용서받지 못할 그 어떠한 실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격언으로 실수하는 사람들의 용기와 자신감을 깎아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실수와 실패에 대해 약간의 선을 그을 필요가 있습니다. 실수는 국어사전상 잘못, 그릇된 인식, 오해, 결함, 과실, 실책, 실언 등 상당히 포괄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실수의 범주에 들어가는 실수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반면 실패는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일을 그르칠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사실 실수와 실패의 두 단어는 비슷한 단어인 것 같지만 실패는 실수에서 더 부정적인 감정이 개입된 것입니다. 그래서 실패는 실수한 사람이 모멸감과 열등감을 느끼고 인생의 패배의식을 느끼며 심지어 죽고 싶은 느낌을 갖게 될 때 형성되는 암세포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실수 할 수 있습니다. 나만 실수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실수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연약한 흙으로 빗어진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실수하는 것을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하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인디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본인 자신에게든지, 실수한 사람에게든지 격려하고 세워주고 지지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트위터(Twitter) 본사에 가보면 내일은 더 좋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ow)’ 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관점에서만 실수를 바라본 것이 아니라 예기치 않은 실수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소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인이자 풍자작가인 새뮤얼 버틀러는 세계가 자랑하는 모든 발명품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운 좋은 자들의 실수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우연히 일어나는 실수가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둔갑하기도 하고 이전에 없었던 대박 히트 상품으로 세상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최초로 페니실린을 발견하고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플레밍이 그렇고, 3M이 우연한 실수로 발명한 포스트 잇이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IT 기업의 대명사가 된 애플을 애플 되게 했던 스티브 잡스는 우리는 수많은 실수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죠. 하지만 최소한 그것들은 새로워지고 창조적이게 됩니다.” 라고 했습니다. 실수를 하지만 실수를 통한 새로움을 경험하고 창조적인 에너지의 디딤돌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위대한 사람들이 말한 실수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들이 평범한 우리의 삶 속에서 어처구니없이 벌어지는 허탈하고 바보스러운 행동들을 대하게 되면 실수를 넘어 심한 패배감과 좌절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에도 여전히 인디언들이 가졌던 실수에 대한 긍정적인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합니다.

 

작년 12월 초 토요일 아침에 아내와 딸을 픽업해 주고 나서 테스코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15리터의 휘발유가 들어갈 즈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뿔싸디젤차에다 휘발유를 넣고 있었던 것입니다. 간혹 정신 나간 사람들이 휘발유 차에다 경유를 넣기도 하고, 또 경유차에다 휘발유를 넣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제가 그 당사자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급한 마음에 게러지에 연락을 취하고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1시간여를 기다린 후 이란 사람이 운전하는 견인차가 와서 상황을 이야기 하고 혹시 견인차를 운전하면서 이러한 일이 자주 일어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견인차 운전사가 하는 말이 본인도 7년 전 이러한 똑같은 일을 겪었는데, 기름을 잘못 넣은 줄을 모르고 차를 운전하는 바람에 차 엔진을 통째로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견인차 일을 하다보면 자주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의 상황은 아주 럭키 한 경우인데 이유인 즉, 기름을 넣은 후 차 엔진을 켜지 않았고 운전주행을 하지 않았기에 연료탱크 안에 있는 휘발유 기름만 빼내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견인차 운전사의 위로 어린 말에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결국 견인차에 실려 차 게러지에 가서 휘발유를 안전하게 다 빼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 달 여가 지난 지금도 차는 고장 없이 정상적으로 씽씽 잘 다니고 있습니다. 한 번의 갑작스런 사건과 실수를 통한 해프닝으로 시간과 금전적인 손실이 있었지만 이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중 분명한 한 가지는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주유소를 지나칠 때마다 아내는 여러 번 이 일로 나를 놀려먹긴 했지만 그래도 실수의 대가치고는 많은 것을 얻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언제 또 예기치 않은 실수를 할지 모릅니다. 급한 성격과 건망증과 조심성 없는 판단의 오류로 언제든지 실수의 당혹감과 어려움을 당할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장부의 마음으로 용기를 내고 기쁨의 휘파람을 불 수 있는 이유는 A.M.오버톤이 작사한(최용덕 곡 찬미1000822) 복음 송 가사 속에서 고백되어지는 신실한 고백을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걷는 이 길이 혹 굽어 도는 수가 있어도, 내 심장이 울렁이고 가슴 아파도,

내 마음 속으로 여전히 기뻐하는 까닭은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심 일세

내가 세운 계획이 혹 빗나갈지 모르며, 나의 희망 덧없이 쓰러질 수 있지만,

나 여전히 인도하시는 주님을 신뢰하는 까닭은 주께서 내가 가야할 길을 잘 아심 일세

어두운 밤 어둠이 깊어 날이 다시는 밝지 않을 것 같아 보여도

내 신앙 부여잡고 주님께 모든 것 맡기리니 하나님을 내가 믿음일세.

내가 지금은 볼 수 없는 것 너무 많아서 너무 멀리 가물가물 어른거려도

운명이여 오라! 나 두려워 아니하리. 만사를 주님께 내어 맡기리.

차츰차츰 안개는 걷히고 하나님 지으신 빛이 뚜렷이 보이리라

가는 길이 온통 어둡게만 보여도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

 

박종학 목사

런던함께하는 교회 : 234 The Broadway, Wimbledon, London SW19 1SB

예배 시간 : 주일 오후 2

표어 : 하나님이 함께하는 교회, 성도들이 함께하는 교회, 세상 속에서 함께하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