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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재영한교회연합회 회장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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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우리는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피조물인 우리들이 새로운 해 와 시간을 맞이하며 사람이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이 시간은 무의미한 공간의 반복이나 순환이 아니고 어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자신이 달리는 속도감을 느끼지 못한 채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24시간이 흘러 하루를 만들게 되고, 7일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모여 한 해가 되는 역사의 순환을 체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와는 다르게 시간과 세월이 활시위를 떠난 화살촉과 같이 훨씬 빠르게 흐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합니다. 사실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살 수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큰 은혜이고 복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영국에 한인사회가 자리를 잡게 된 지도 어언 반세기가 넘었습니다. 중국인들은 가는 곳마다 식당을 세우고 우리 한국 사람은 교회를 세운다는 말이 있듯이 첫 한인교회가 세워지고 오늘날에 이른 지도 3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리고 1982년에 재영신학회로 시작된 크지 않았던 모임이 1991년 재영한인목회자협의회로, 2000년에는 지금의 재영한인교회연합회(KCA)로 발전하게 되어 30년째가 되는 2012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자신이라는 존재로부터 시간을 생각한 성 어거스틴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는 언제나 현재 안에 있다고 한 것 같이, 우리들도 현재라는 이 시간에 서서 과거를 돌아보고, 또 미래를 내다 볼 수 있기에 과거와 미래는 언제나 오늘이라는 현재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이 더욱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오늘 현재라는 시간을 충실히 사용하여 흘려보낼 때 그 시간은 과거의 방으로 흘러가 쌓이게 될 것이고 그 쌓인 과거의 결과물들이 미래의 나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연합회를 위해 힘써 주신 선배 목사님들의 땀 흘린 헌신이 현재를 잇는 역사의 방에 고스란히 쌓여 있습니다. 역사가 있기 때문에 흘러가는 시간들을 현실에 효과적으로 잡아 둘 수 있게 되며 더 낳은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그 헌신의 결과물들로 인해 현재 연합회에는 50여개 교회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함께 연합하여 전도와 친교, 봉사, 연구, 협력과 훈련 등 공동의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재영한인교회연합회라는 배를 믿음으로 승선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제가 30년째를 맞는 연합회의 회장으로 선임되어 섬기게 되었습니다. 미련한 자를 들어 세상의 지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친히 지혜와 힘을 공급해 주실 것을 믿으며 첫 발을 딛으려 합니다. 연합회의 장구한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고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 내는 한해가 되어 지도록 주어진 영향력 안에서 거룩한 질주를 하려 합니다.

신년도에는 임원들이 회원교회들과 협력하여 한인사회와 교회를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먼저 목회자들이 타락한 이 시대를 제사장과 아비의 마음으로 품고 아파하며 금식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서재와 기도의 골방에서 잠시 거리로 나와 우리 교민과 영국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연합회의 목적은 어떤 큰 행사라는 업적을 남기기 전에 먼저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들의 영성이 깊어지고 하나님의 말씀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입니다. 그리고 청장년을 위한 집회와 영국 문화와 한국인이라는 양극화되는 신앙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집회를 통해 건강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미래의 한인사회를 이끌어 가도록 힘쓸 것입니다. 연합회의 존재목적은 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한 것입니다. 부흥과 발전은 외적인 것 이전에 하나님께서 개 교회 마다 주신 사명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에 저를 포함한 모든 임원진들은 한 마음으로 맡겨진 사명에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는 많은 사건들이 국내외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금융대란, 자연재해, 독재자들의 최후말로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러한 고난 가운데서도 희망의 태양은 떠올랐습니다. 비록 환경적으로는 아직 어둠이 물러가지 않았지만 영원토록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 땅에 닻을 내리고 살고 있는 모든 성도들의 발걸음에 빛이 되는 소망의 새 해, 그리고 믿음의 사람 에녹과 같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복된 2012년이 되기를 마음 모아 기원합니다.

재영한인교회연합회 회장 임재영 목사
런던온전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