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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이 땅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 – 이영주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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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

저는 교회의 소중함을 많이 강조하는 목사 중에 한 사람입니다. 모든 목사님들이 이것을 강조하시만 저는 좀 ‘유난히’ 강조하는 편에 속합니다. 한국에서 목회할 때보다 지난 2년간 여기 런던에 와서 목회하면서 그 증세(?)가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여기는 한국과 달리 오래오래 함께 있는 성도보다는 잠시 있다가 가는 성도들이 많은데 특히 저희 교회는 런던 시내에 위치해서 보니 유학하는 청년들이 많은 편이어서 1년 정도 머물면 꽤 오래 있는 성도 측에 속합니다. 어쩌면 그 덕분으로 ‘교회’에 대해서 그리고 ‘선교’에 대해서 더 집중해서 묵상하고 배워가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일대일로 어떤 분과 성경을 공부하다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4년을 거의 예수에 푹 빠져서 살았습니다. 두 군데의 선교단체를 드나들면서 성경을 배우고 가르치면서 지내다가 졸업과 동시에 신학대학원 시험을 치루고 합격 여부를 알기도 전에 바로 개척한지 10년 된 조그마한 교회의 교육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그 교회는 선배 목사님의 아버지가 담임 목사님이셨는데 너무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한 달에 한 번만 주일예배 설교를 하시고 그 나머지 모든 예배와 모임은 그 선배와 저 그리고 또 다른 선배 한 사람이 맡아서 사역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참 많은 설교와 사역들을 거기서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군데의 교회들을 사역하면서 참으로 다양한 목사님들과 교회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소위 문제 많고 갈등이 많은 교회들도 있었는데 이 아픈 현실이 저를 더욱 교회를 사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때는 교회를 개혁한답시고 날카로운 칼을 들고 교회의 병든 부분을 지적하는 철없는 초년병 목회자 시절도 있었지만 목회를 하면 할수록 교회의 문제들이 내 안에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교회의 문제를 봐도 비판하는 쪽보다는 오히려 마음 아파하며 기도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교회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신학자의 고백처럼 교회는 이 땅에 성육신해 계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바울은 이 말을 달리 표현하기를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을 때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서 교회와 예수님은 한 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셨지만 이 땅에 자신의 몸을 남겨두셨습니다. 자신을 만나고 싶고, 자신을 알고 싶으면 그 몸을 찾으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교회와 우리의 관계는 곧 주 예수 그리스도와 나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만일 교회를 멀리하면 주님과도 멀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사라도 몇 주 교회를 나가지 않으면 금세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식어버릴 것입니다. 이 땅에 여전히 계신 예수 그리스도 그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래서 주님도 너희들이 내 이름으로 모이면 나도 너희 가운데 함께 하겠다고 하셨고(마 18:20),

교회인 너희가 바로 하나님이 거하시는 거처인 성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엡 2:21). 그러다보니 하나님의 모든 풍성함이 교회 안에 다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에게 얻으려고 하는 모든 은혜와 복은 교회에 들어가야 제대로 경험하고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에베소서 1:23) 온 세상을 다 충만하게 만드신 그 하나님의 충만함이 교회 안에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서 세상을 치유하고 회복하고 살리고 축복하십니다.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그 인근 지역에 축복의 우물이 하나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교회가 허약해지고 급기야는 문을 닫으면 그 지역은 메마르고 병들어가는 것입니다.

지나간 주일에 저희 교회에서 오랫동안 사역하셨던 전도사님을 웨일즈에 선교사로 파송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한 때 전 세계 부흥의 시작점이었던 그곳이 지금은 황폐해져서 많은 교회들이 목회자가 없어 한 분이 두 개에서 많게는 다섯 개 이상의 교회를 순회하며 목회를 하고 있는 실정이고, 그럴 여력이 없으면 결국 문을 닫는 가슴 아픈 현실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일어난 현상은 수많은 가정들이 깨어지고, 대낮에도 마약과 술로 휘청거리는 청년들이 거리에 즐비하게 된 것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생수를 공급하던 우물이 점점 줄어들어서 사막화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소박한 꿈은 이 땅에 더 많은 교회를 세우는 것과 그리고 이미 세워진 교회들을 잘 섬기는 것입니다. 머지않아서 내가 주님 앞에 서면 그분이 반드시 물으실 질문 중에 하나는 ‘네가 세상에 살 동안 내 몸인 교회를 얼마나 잘 섬겼느냐?’일 것입니다. 오늘도 교회를 떠나있는 많은 분들이, 그저 예배만 드리는 장소정도로만 교회를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교회가 이 땅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로 여기고 사랑하며 섬길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꿈이있는교회 이영주 목사
http://www.godsvisionchurch.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