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의 힘
연합이란 무엇인가를 같이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연합할 수 있는 기초적인 자세는 서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존중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무엇인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모래위에 세우는 집과 같아서 약간의 비바람만 불어와도 심하게 흔들리거나 무너지게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연합을 통하여 대외적으로 무엇인가 큰일을 해냈다는 것 이전에 서로가 서로를 존중 할 수 있는 마음을 먼저 체득해야 합니다. 존중할 때 세상을 리드할 수 있는 연합의 힘이 생기게 됩니다.
존중한다는 것이란 자기 판단으로 그 사람, 혹은 그 단체를 평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마7:1-5)
연합은 서로 다른 개체들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성격이 다르고, 방향이 다르고, 비전이 다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과 단체들이 모여서 공동의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연합이기에 서로를 비판한다면 큰일을 도모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과 단체에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또한 단점도 있게 마련입니다. 단점은 타인의 눈에 부각되어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티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누군가의 티가 보였다면 내게는 그 이상의 들보가 존재함을 기억해야 합니다.
타인을 존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겉으로는 체면을 위해 비판을 삼갈 수 있다지만 속내에서는 자기 식으로 그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해되어진 그의 정보는 사실 그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그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내 안에 그릇된 그를 평가한다면 전달되어진 그의 모습과 실제의 그의 모습은 판이한 다른 존재가 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어느 공식석상에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나를 알아주어서 고마운 것 보다는 잘못 해석된 나를 알까봐 두려움이 앞서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통일성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음식점에 가도 각자가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면 종업원에게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협박을 듣곤 결국 통일된 음식을 주문하게 됩니다. 나와 다름이 우리 민족에게는 생명을 위협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맘에 들진 않지만 어떠하든 타인이 선택한 것에 뒤처지지 않기를 원하고 있게 됩니다.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격언이 존재했나 봅니다.
인간은 누구나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인생의 격언은 “홀로 백리를 가느니 함께 십리를 가자”입니다. 홀로 주인공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제 그러한 시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함께 멍에를 매고 살아야 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한 사람이 위대해 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위대한 삶을 살아가려는 공동의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공동체를 희생시켜 개인이 잘됨이 아니라 개인을 희생시켜 공동체를 통한 연합의 힘으로 세상에 빛이 되고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와 교회, 기업과 기업, 개인과 개인 모두는 각자의 개성이 있게 마련입니다. 한 교회만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기업만이 흑자를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인데 한 개인만이 승승장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함께 성공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뒤쳐진 자에게 손을 내밀어 힘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앞서가는 자가 조금 속도를 멈추고 함께 달릴 수 있도록 선의의 경쟁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우리 끼리 서로 경쟁한다면 승리하였다 할지라도 결국 그 승리는 본질적 기둥을 상실한 승리일 뿐입니다. 고국을 떠나 영국에 살아가면서 연합한다는 의미를 더욱 실감하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영국 땅에선 힘없는 소주민족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아무도 우리 민족의 위대함을 눈여겨보지 않습니다.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편파적인 판단을 하고 연합의 힘이 없기 때문에 누구도 우리를 주목하지 않습니다. 때론 우리가 우리를 욕하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왜 저래……’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과연 어느 나라 사람인가를 묻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성경말씀에는 한 사람이 천을 이길 수 있다 했습니다.(수23:10) 그것이 가능한 것은 섬김으로 무장된 개인이 연합했기 때문입니다. 연합의 첫 걸음을 존중입니다. 단체가 단체를 존중하고, 개인이 개인을 존중하고, 기업이 기업을 존중하고, 교회가 교회를 존중할 때 연합의 싹은 트이게 될 것입니다. 그 싹은 줄기를 내고 각자가 튼튼한 나무가 되고, 그 나무는 다시 연합의 조화로운 숲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 연합된 숲은 한인사회라는 비좁은 틀을 넘어서 이 영국 땅에 기둥이 되는 중심축으로서 큰 산을 이룰 만큼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재영한인교회연합회 http://kcauk.com
박심원 목사 http://jvcc.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