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2016년,
인생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특별히 한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는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서로를 축복하면서 소망하는 일들을 이루라는 덕담을 나눕니다. 2016년 새해를 맞으면서 여러분은 어떤 새해가 되기를 소망하고 있는지요? 2016년 새해를 맞으면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상공회 회장단 110여명을 대상으로 2016년을 대표하는 한자를 조사한 결과 42.5%가 도약·도전, 뛰다의 뜻을 지닌 ‘跳’(도)를 선택했고, 이어서 바라다·희망하다는 뜻의 ‘希’(희)가 18.9%, 살다·생존하다의 ‘活’(활)과 통한다는 ‘通’(통)이 각각 9.4%, 열린다는 뜻의 ‘開’(개)가 4.7%의 응답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측은 “2015년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을 뛰어넘어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상공인의 희망이 담긴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跳’(도)를 써서 만든 도약(跳躍)은 몸을 솟구쳐 뛰어오른다는 뜻으로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비유하며, 希(희)와 연관된 단어로는 희구(希求), 희망(希望), 희원(希願)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15년 한해를 대표하는 한자로는 어렵다·괴롭히다·막다를 뜻하는 ‘난(難)’이 48.1%로 가장 많이 선택했었고, 21.7%가 답답, 울적하다는 뜻의 ‘울(鬱)’을, 12.3%가 변하다·달라지다 ‘변(變)’, 4.7%가 어둡다·안개를 뜻하는 ‘무(霧)’를 골랐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볼 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인들이 2016년을 맞이하면서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를 반영한 단어를 선택한 것은 2015년보다는 2016년에는 자신들이 희망하고 소망하는 것들을 얻기 위한 도약의 해로 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2016년에는 모든 국민들의 마음에 새로운 희망이 꿈틀대는 새로운 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연말에 설교를 준비하면서 유투브에서 관심 있게 봤던 영상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말의 힘」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20대 남녀 12명에게 “이 실험은 문장을 만드는 언어능력 테스트입니다”라고 말하면서 하나의 봉투를 줬는데 거기에는 ‘해질녘’, ‘황혼의’, ‘전원주택’, ‘늙은’, ‘쓸쓸한’, ‘노후자금’, ‘은퇴한’, ‘의존적인’, ‘따분한’, ‘휠체어를 탄’ 등 30개의 낱말 카드가 들어있었고, 제한시간 5분 동안 이 30개의 단어들을 이용해서 세 개의 문장을 만드는 실험이었습니다. 첫 실험 참가자는 낱말 카드들을 보고서 “나이 드신 분들이 연상이 되는 데요”라고 말하면서 ‘해질녘 황혼의 전원주택’, ‘늙은 뜨개질 휠체어를 탄’, ‘은퇴한 쓸쓸한 외로운’ 이라는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첫 실험 참가자가 주어진 낱말카드로 이 세 문장을 만든 후 같은 거리를 되돌아가는데 걸린 시간은 5초나 더 걸렸습니다(실험 전 40미터를 걸었던 시간은 26.28초, 실험 후에는 31.09초). 뿐만 아니라 걷는 모습도 실험 전에 활기차게 실험실로 걸어 들어왔던 모습과는 달리 지쳐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노인에 관련된 단어를 본 모든 실험 참가자들 모두에게서 동일한 결과가 나왔는데, 실험 전보다(24.78초) 실험 후에(27.10초) 평균 2.32초나 늦게 걸었다는 사실입니다. 모두가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을 보고서는 ‘단어들이 약간 가라앉는다고 해야 하나, 좀 처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다음에는 ‘스피드 있는’, ‘열정적인’, ‘스포츠’, ‘신입사원’, ‘승진’, ‘부지런한’, ‘유행을 따르는’ 등의 젊은이를 연상시키는 단어카드를 받은 실험 참가자 네 명은 모두가 실험 후에 걸음걸이가 더 빠르고 힘이 있어 보였습니다. 젊음에 관련된 단어를 본 실험 참가자들은 실험 전보다(26.10초) 실험 후에(23.64초) 2.46초나 빨리 걸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노인」 또는 「청년」을 연상시키는 단어카드를 받았던 사람들 모두 자신들의 걸음걸이에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일대학교의 존 바그 교수는 이 실험결과를 보고서 보이지 않는 언어의 힘이 갖는 놀라움이 이처럼 크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람은 어떤 단어에 노출되면 뇌의 일정 부분이 자극을 받게 되고 어떤 행동을 할 준비를 하게 하는데 어떤 특정 단어는 뇌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서 자신도 모르게 행동을 하게 합니다. ‘움직인다’ 는 동사를 읽으면 뇌는 의식적으로 행동할 준비를 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람이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알게 모르게 일상 속에서 보고 듣게 되는 수많은 글과 말들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언어가 갖는 힘입니다.
2016년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말로 새로운 해를 시작했습니까? 우리는 의식적으로 긍정적이고 희망에 찬 말을 하고 또 글을 쓰고 읽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현실의 삶은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기도 하고, 지치게도 만듭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 만나게 되는 지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희망이 담긴 말 한 마디, 희망의 글 한 줄이라도 건네면서 힘을 북돋아 줄 수 있게 된다면 희망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특별히 같은 말이라도 영혼 없는 멘트보다는 희망과 소망이 가득 담긴 덕담을 지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에게 전해주면 그 사람의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우리의 걸음걸이를 2초만 빠르게 할 수 있다면 2016년에 새롭게 가진 목표를 향한 도약(跳躍)이 소망하고 바라는 그 모든 것을 이루게 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희망을 줄 수 있는 말로 글을 맺고자 합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을 향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 놀라운 계획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여러분의 마음 문을 두드리고 계신 하나님을 만나시면 2016년은 여러분 생애 중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송우석 목사 (브라이튼 한인교회 담임, 재영한인교회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