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디딤돌과 걸림돌
인생이란 날의 연속입니다. 어느 순간에 인생이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모이고 모여 그것이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한 인생이 80년을 살았다 할 때, 년 수는 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 인생에게 다만 29,200날이 주어졌을 뿐입니다. 이 날들을 한 번에 계수한다면 긴 날의 연속이요, 지루했던 날이 될 수 있지만 결코 인생에게 주어진 날은 한 번에 주어진 법은 없는 것입니다. 하루만 주어졌을 뿐입니다. 그 하루를 모아놓았더니 80년의 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현재라 일컫는 오늘입니다. 오늘이 중요한 것은 단지 현재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인간에게 약점이 있다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현재라는 시간을 잡아 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무엇인가를 행동으로 옮길 때의 시간은 접촉하는 순간에 과거가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간을 느린 화면으로 움직이게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시간은 미래에서 시작하여 현재에 잠시 머물다 순간적으로 과거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인생은 늘 아쉬움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 들어 질 때가 있게 됩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은 과거에 희망했던 미래의 어느 날의 정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구나 그러한 것처럼 과거에 희망했던 미래의 날인 오늘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또 다시 미래의 어느 날을 막연하게 기다리게 되는 것이 인생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날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결코 미래의 그 어느 날도 아쉬움으로 다가와 잠시 내 인생을 장식하다 과거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인생에게 주어진 시간은 인간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시간에 관한 것은 그것을 관리하는 청지기 일 뿐입니다. 시간을 아끼는 것, 세월을 아끼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신약성경에서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는 '낚아 올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바다에는 많은 고기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고기가 있을지라도 낚시를 던져 낚아 올리지 않는다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이 그러합니다. 내게 주어졌을 때 그것을 자신의 시간으로 낚아 올리지 않는다면 그냥 흘러 떠내려 갈 것입니다. 세월을 아끼라는 것은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어진 시간을 내 것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 시간은 인생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시간의 활용도에 의해 내 인생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며, 또한 디딤돌이 되기도 합니다. 걸림돌과 디딤돌은 주어진 환경은 같은 것입니다. 인생에 맞닥뜨리는 사건들은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그 작품 중에는 지워버리고 싶은 일들도 있을 것이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이미 지나간 일일지라도 괴로움의 씨앗이 되는 사건들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 그 순간을 영원히 잡아 두고 싶지만 그러한 기쁨과 행복의 시간은 더 빨리 과거로 지나가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기억 속에서 행복했던 시간들 보다는 불행했던 시간들을 기억하는 공간이 넓어지게 됩니다.
미래는 하늘에서 소포로 배달되어 온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근거로 해서 빚어진 열매입니다. 그 열매는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지구 한 바퀴를 돌고 돌아 아침을 밝히는 저 태양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희망을 선물해 주는 태양이 될 수 있을 것이요, 죽음의 사조 같이 느끼는 사람도 존재할 것입니다. 내일을 맞이하는 것은 오늘이라는 시간을 사용한 태도에 의해 결정되어집니다. 오늘이라는 날을 내일을 위한 디딤돌로 사용할 것인가? 과거에서 시작한 아픔은 변함없이 오늘을 장식하고 내일로 연결될 것이라는 희망 없음의 걸림돌로 사용할 것인가? 그것은 오늘을 선물 받은 자의 몫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내 인생에 주어진 오늘이라는 현재는 처음이자 마지막 날입니다. 그 날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되는 것이지만 무수한 많은 날들이 주어질 것이라 착각하여 물을 쏟아 버리듯 오늘을 의미 없는 시간의 강물에 흘러 떠내려가도록 방치하는 날이 되기도 합니다. 주어진 시간을 낚아 올리지 않는다면 오늘이라는 소중한 날은 내일에 대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경험되어진 일들이 기쁨이 되기도 하지만 슬픔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에 기쁜 날만 주어진다면 그것은 연극에 불과한 것입니다. 슬픔의 날, 고통의 날, 인생의 조각에서 떼어내고 싶은 사건들은 미래의 행복한 날을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 디딤돌로 삼을 수 있으며, 걸림돌이 되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 결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내 인생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미래를 향한 디딤돌로 삼을 것이냐? 과거의 연속인 걸림돌로 삼을 것이냐? 시간을 관리하는 청지기의 몫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디딤돌과 걸림돌은 다른 차원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한 사건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내 인생의 자아 성숙도에 의해 시간이 빚어준 환경이 비록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고통의 날일지라도 내일을 향한 디딤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주어진 시간은 다시는 내 인생에게 주어지지 않을 유일의 날입니다. 그 시간은 날을 이룰 것이며, 그 날은 인생이라 불릴 것이며, 인생을 삭막한 사막과 같은 곳에서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푸른 초장을 가꾸며 살게 하기 위해 주어진 하늘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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