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부를 때에 ‘내 백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부르며 ‘이 백성’이라고 부르실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멸시할 때라든지, 하나님을 외면하고 불순종할 때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살기 보다는 자신의 앞가림에 급급하여 살아가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내 백성’이라고 하지 않고 ‘이 백성’이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다면 과연 어떻게 부르실까요?
‘이 백성’ 유다는 주전 587년경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멸망당했습니다. 그 후 주전 538년에 페르시아 왕 고레스가 유다 사람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짓도록 명을 내렸습니다. 그는 명령과 함께 성전 기물 5,400여점도 되돌려주었습니다. 이 명을 받은 스룹바벨과 이스라엘 백성 42,360명(스2:64)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기쁨으로 성전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간, 약 2년이 지나서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공작으로 성전 공사는 중단되었습니다. 성전 건축이 중단되자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을 짓고자 하던 초기의 열정은 사라지고 영적인 침체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영적인 침체에 빠졌다고 성전을 짓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상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오랫동안 포로로 끌려가 생활하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돌아왔으니 농사도 지어야 했고 삶의 터전도 마련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집을 먼저 건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16년이 지난 후, 하나님은 선지자 학개를 통해서 성전을 다시 지으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하셨습니다. 학개는 약 4개월 정도의 매우 짧은 기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했지만, 그 결과와 영향력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명령을 들은 이스라엘 백성은 약 3주 만에 성전을 다시 짓는 일을 시작했고, 이후 약 4년 만에 성전이 완공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을 건축해야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이방 민족에 의해 철저하게 부서진 성전을 다시 건축해야하는 이유가 그들에게 있었을까요?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이 가지고 있었던 하나님과 성전에 대한 생각은 어떠했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이 멸망한 이유는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대신 우상을 섬겼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대신 자신들의 욕심에 이끌린 삶이었습니다. 우상을 섬기면서도 성전이 있는 한 우리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뒤틀린 신앙을 그들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징계하여 그들을 멸망에 버려두었습니다. 성전이 완전히 파괴됨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관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과거 조상의 하나님이 여전히 우리의 하나님이신가에 대한 물음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중심의 민족으로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성전 건축이 그들에게 필수였습니다. 곧 하나님과 교통하는 장소인 성전. 하나님의 초월적 임재의 상징인 성전은 그들이 반드시 가져야할 처소였습니다.
그럼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성전건축은 어떤 의미를 가지겠습니까? 여기서는 우선 하나님과의 관계적인 측면만 다루겠습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3:16)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고전6:19). 우리는 하나님의 성전이요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성전을 건축한다는 의미는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시기에 성령이 거하실 수 있도록 우리가 거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거룩의 의미는 구별이요 분리입니다. 곧 죄로부터 구별되고 분리됨으로 성령이 거하시도록, 그래서 성령이 이끄시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서 성전을 건축한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서 성전을 기쁨으로 건축했을 것입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귀환한 후에 약 2년 동안 기쁨과 감격으로 성전을 지은 것과 같이 그렇게 성전을 건축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동행하며 감격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기쁨과 감격으로 성전을 건축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이스라엘 백성처럼 성전 건축을 멈추고 영적 침체에 빠져 살고 계십니까? 성령이 거하시기를 바라고, 성령이 이끄시는 삶을 살고 싶어 하면서도 여전히 죄를 끊지 못하고 타협하며 살고 있다면 성전건축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하나님을 위해 살겠다는 다짐은 어느덧 쪼그라들고, 바쁘고 힘든 삶을 알아달라고 주장하며,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오히려 큰소리치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성전을 건축해야 합니다. 학개가 선포한 말씀에 자신의 부끄러움을 돌아본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오늘 이 말씀이 여러분의 가슴에 남아 성전을 건축하고자하는 거룩한 삶으로 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