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메시지 –고난과 부활 신앙–
재영한인교회연합회에서 매년 고난주간에 연합새벽기도회와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합예배를 통해 함께 참여하는 모든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요 형제자매임을 고백하면서, 비록 이 땅에서는 각자 섬기는 교회가 다를지라도 장차 천상세계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서 모두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계7:9-12). 오늘 부활주일 연합예배에서는 욥의 고난과 그의 부활신앙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허락으로 인한 사탄의 시험
성경은 욥에 대해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욥1:1)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욥을 사탄 앞에서 칭찬을 하십니다. 이는 마치 에덴에서 모든 것이 풍족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까지 탐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타락했던 아담으로 인해 실추되고만 하나님의 영광을 욥을 통해 회복하시려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욥은 사탄의 시험으로 인해 자녀들과 재산을 다 잃어버리게 되었지만 “이 모든 일에 욥이 범죄 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하지 아니하니라.”(욥1:22)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러자 사탄은 욥의 몸을 치도록 허락받아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종기가 나게”(2:7) 했는데 그런 욥의 모습을 보고서 욥의 아내는 “당신이 그래도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느냐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2:9)고 말했습니다. 욥이 재앙을 만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친구들이(데만 사람 엘리바스와 수아 사람 빌닷과 나아마 사람 소발) 욥을 위문하고 위로하려고 왔는데, 욥이 얼마나 고난이 컸던지 욥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밤낮 칠 일 동안 그와 함께 땅에 앉았으나 욥의 고통이 심함을 보므로 그에게 한 마디도 말하는 자가 없었더라.”(2:13)고 욥이 당한 고난이 얼마나 컸는지를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너무 기가 막힌 일을 당한 사람에게는 뭐라 위로할 말을 찾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고난당한 욥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욥기 19장은 욥이 당하는 고난을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로 보는 친구들의 일방적인 매도’에 대하여 반박과 질책을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이렇게 욥이 고난을 당하면서 하나님께 호소해도 어려움을 돌아보지 않고 방관자처럼 침묵하시는 하나님께 항변하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욥기19:13-22절에는 친구들이나 친척, 친지들이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외면하고 지나친 비난으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음을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욥을 평소에 존경하고 따르던 사람들도 모두 떠났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적대자가 되었다. 예수님이 이적과 권능을 행하실 때는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지만 고난을 겪으며 핍박을 당하자 제자들조차도 떠났던 것과 같습니다. 욥의 고난은 아내조차도 몸에서 나는 악취로 인해 싫어했고, 그의 몸에서 난 혈육조차도 그를 외면하였을 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을 대하듯 하고, 이런 가족들을 대신하여 자기 집에 있는 종들의 도움을 받고자 하지만 주인인 욥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오히려 업신여기고 조롱함에 따라 비천한 사람들에게 자기를 돌아봐 달라고 간청해야 할 상황이 되어 세상의 모든 소망들로부터 완전히 소외당하고 말았습니다. 더 나아가 과거에는 가장 은밀한 비밀까지도 털어놓고 의논할 수 있었던 욥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조차도 미워하고 돌이켜 원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혹시라도 오늘 부활절 새벽예배에 참석한 성도들 중에도 욥과 같은 고난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면 욥이 어떻게 이런 고난을 오히려 믿음으로 승화시켜가고 있는지 배워야 할 것입니다. 욥과 같은 고난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가족과 일가친척뿐만 아니라 친구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가는 곳마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할지라도 우리는 욥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그가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내세와 부활에 대한 확신 때문이었음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욥의 내세와 부활에 대한 확신
①나의 대속자가 살아계시니…
욥은 먼저 “나의 대속자가 살아계시니…”(25절)라고 고백합니다. “대속자”(또는 구속자)는 히브리어 ‘고엘’로 이는 ‘되찾다’, ‘무르다’, ‘구속하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며, 율법에서 i)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가까운 친척을 위해 복수를 할 책임이 있거나(민35:12), ii)재산을 잃어버리고 종으로 팔려갈 때 그 기업을 무를(되찾아줄) 수 있게 해 주거나(레25:25-26), iii)또는 대를 이을 자손이 없이 죽었을 때 그 미망인과 결혼하여 후사를 잇게 해야 할 책임을 질 수 있는(룻2:20) 가장 가까운 친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고대 근동의 사회관습을 통해 볼 때 욥은 부당하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자신을 위하여 자신의 명예를 회복해 주실 자(잠23:11, 애3:58), 곧 욥의 무죄를 밝혀줄 수 있는 분으로서 심판장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욥16:19, 지금 나의 증인이 하늘에 계시고 나의 중보자가 높은 데 계시니라). 그렇기에 바울 사도는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딤전2:5)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②마침내 그가 땅 위에 서실 것이다.
욥의 대속자이시고 중보자이신 그 분이 마침내 욥 자신의 진실성을 반드시 변호해 주실 것이라는 의미로 증인이 자신의 주장을 말하기 위해 법정에 서는 것을 나타내는 법정 용어인 ‘서다’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욥의 고백 속에는 하나님께서 내세의 중보자 및 심판주로서의 역할을 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할 뿐만 아니라 그는 누구보다도 신앙인으로서 뛰어난 내세관을 소유했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③내가 육체 밖에서 하나님을 보리라.
“육체 밖에서”는 ‘육체로부터’라는 말로, 이는 ‘내가 육체를 가지고 하나님을 볼 것이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욥은 “내 가죽이 벗김을 당한 뒤에” 곧 ‘이것이 썩은 후에’라는 말로 이는 욥의 현 육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죽음 이후에 신령한 육체를 입는 부활을 말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욥은 그가 죽은 후에는 잠시 음부에서 머물게 되리라고 이미 말했던 바처럼(14:10-14), 그는 그 음부에서 벗어나 신령한 육체를 입고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 하나님을 만나게 될 때에는 “내 눈으로 그를 보기를 낯선 사람처럼 하지 않을 것이라”(27)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욥은 “내 마음이 초조하구나”라고 고백하고 있는데, 이는 직역하면 ‘나의 쓸개가 녹는다’는 말로, 욥은 현실 속에서 겪고 있는 육체적 고난과 질병을 벗어나 죽은 후에는 신령한 몸을 입고 하나님을 보기 원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④심판장이 있는 줄을 알라.
욥은 자신의 결백함이 하나님에 의해 증명될 것을 확신하면서 자신의 무죄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계속해서 자기를 정죄한다면 공의로우신 하나님이 심판장으로 이 땅에 임하셔서 그들도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솔로몬은 전도서를 끝맺으면서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12:13-14)고 경고한 것과 같습니다.
< 결론 >
욥은 자신의 말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도록 돌에 새겨졌으면 좋겠다고 고백합니다(19:23-24). 그는 무엇을 기록하고 싶었을까요? 아마도 자신의 한 맺힌 고난의 사연들이 기록되어 영구히 보존되고 후대에 전해져 사람들에게 읽혀지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욥과 동시대 인물이었던 아브라함이 예수 그리스도의 오실 것을 미리 바라보고 즐거워했던 것처럼(요8:56), 욥도 장차 ‘고엘’(대속자, 구속자)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사는 것은 욥처럼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핍박을 당하는 것까지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마5:10-12). 욥이나 아브라함은 현실에서 이뤄지지 않은 먼 미래를 믿음의 눈으로 대속자의 부활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보다도 훨씬 더 확실한 성경말씀의 증거를 통해 부활신앙을 소유함으로써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 처한다 할지라도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부활신앙을 올바로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장차 모든 것을 선악 간에 심판하실 심판장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살아갈 때 그 믿음이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고난이라도 넉넉히 이기고 승리하게 할 것입니다.
송우석 목사 (enoch_uk@hotmail.com / KCA회장, 브라이튼한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