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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대화와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제10회 어린이 여름성경학교를 마치고—) -안병기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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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방학을 맞아도 열악한 주일학교 환경 때문에 복음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런던의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 사역에 사명을 받은 사역자들이 모여 해마다 초교회적으로 여름성경학교를 열어왔는데 지난 8월6-9일까지 런던영광교회에서 92명의 어린이들이 모여서 제 10회 런던어린이 여름성경학교를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마쳤다. 이 어린이들이 성경학교를 마치기까지 스탭과 선생님들 그리고 보조 선생님들과 주방팀 약 60여명의 어른들이 이들을 섬겼으며 이번 성경학교의 주제는 “나는 기도가 좋아요”였다.

오늘날의 시대를 대화와 소통의 시대라고 한다.
그 의미는 대화와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시대라는 의미라는데 슬픔과 고통이 있다. 현대에 와서는 컴퓨터와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개인적인 소통의 공간이 좁아들었을 뿐 아니라 내면적인 감성의 교통이 개인적인 이기주의로 인하여 서로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자기 방어 형태의 발전으로 진정한 소통과 대화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서로가 자기의 주장이나 의견이 관철되기만을 고집할 뿐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는 자기만의 세상이 되어가는 추세이다. 상대적으로 그 틈새에서 많은 상처와 고독함을 느끼는 것이 현대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렇게 복잡한 변화와 추이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외부 세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기 때문에 우리들의 다음 세대는 더욱 대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환경 가운데서 우리가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대화에 실패한 세대에 쏠루션은 오직 대화이다.
이렇게 대화가 막힌 세대 감성이 서로 교통하기가 어려운 세대에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특권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번 여름성경학교의 주제를 합동측 총회 교육부에서 “나는 기도가 좋아요”라는 제목을 잡은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그렇다면 인간이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의 소망을 담아 주님께 아뢰는 것을 기도라고 한다. 우리 조상님네의 심성 속에는 자신들이 원하고 소망하는 것을 정성을 다해 빌어서 얻는 것이 신앙이라고 생각했기에 추운 겨울에도 목욕제계를 하고 아주 정갈한 몸과 마음으로 신들에게 빌곤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이 신앙의 깊이를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이나 척도처럼 여겨오고 있다. 또한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이 한국에는 다른 나라보다도 기도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여 얻는다”는 일방적인 대화체계와 기도의 결과에 치중하는 신앙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논리에 의한다면 기도의 응답은 그 사람의 정성에 따라 응답되어 질 수도 있고 응답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응답은 항상 “예스” 아니면 “노”이고 대화는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인격적인 하나님으로 대화를 원하는 분이시다.
우리 하나님은 지금도 말씀하시는 분이시기에 죽은 형상들로 대신하지 못하게 하셨고 기도를 했으면 반드시 그 응답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우리 하나님의 응답은 항상 “예스” 그리고 “노” 또한 “기다려”로 응답하시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우리 주님은 성전보다 크신 분이시므로 우리가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고 그 분께 기도하기 위해서는 솔로몬이 기브온 산당에서 일천번제를 드림과 같이 성실한 자세로 기도해야 하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의 기도와 같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도들이 성령을 받고 난 후에 금과 은을 구하는 앉은뱅이에게 예수의 이름으로 걷게 했던 것처럼 모든 것들을 다 구하고 난 후에 주님의 이름으로 구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그러나 기도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인 삶 가운데서 실천해야 하는 항목이므로 다니엘의 기도를 통해서 가르쳤는데 놀라운 것은 어린이들이 실제적으로 기도하기 시작을 했다는 것이다.  
아침에 내 아내의 전화로 문자가 왔는데 어떤 세 살짜리 아이가 어제저녁에 자기 전에 업드려서 뭐라고 중얼 중얼 거리더니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해서 “너 지금 뭐했니?” 하고 물었더니 “나 지금 기도했단 말이야!” 해서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기도하자고 해도 싫다고 하고 따라하자고 해도 하지 않던 아이가 성경학교를 참석하고 나서는 자기 스스로 업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 하는 엄마의 이야기가 문자에 실려 왔다.  

이제 저 아이들이 정말로 이번 여름성경학교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바른 대화를 시작하는 법을 배운대로 삶 속에서의 기도로 이 삭막한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터득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