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에 레고로 성(?)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크고 멋진 성을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주리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만들어진 성은 너무 초라하고 내가 보아도 ‘멋진 성’하고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내가 상상했던 성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 성을 보고도 얼마나 기뻐하고 좋아하던지, 자기 친구들에게 아빠가 만들어준 성이라고 자랑까지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재건하기 시작한 후에 한 달이 채 못 되어 실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전의 솔로몬 성전하고 비교하니 너무 초라한 성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눈에 보기에 초라한 성전으로 인하여 백성들은 일할 의욕을 상실했습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작고 초라한 성전을 과연 좋아하실까?’ ‘아마도 이렇게 작고 초라한 성전은 정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서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거야!’ 백성들의 눈은 성전의 외형적인 모습으로 인하여 낙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형적 모습으로는 하나님은커녕 자신의 마음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에 실망했습니다.
인간은 어느새 스스로 만든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세상의 기준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 세상적 기준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게 됨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으로 점점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인간의 가치 기준은 크고, 많고, 화려하고, 멋있는 것을 추구합니다. 실속이 없고 내용이 부족하더라도 외형이 화려하면 일단 용납하려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도 크고, 많고, 화려하고, 멋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하나님도 최고만 좋아하신다면, 성전을 재건하려고 나섰던 모든 백성들은 곧 좌절하게 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와 부족한 자신의 상황에 실망함으로 백성들은 원망의 목소리만 높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외형적인 모습에 실망하여 낙담해 있는 스룹바벨과 여호수아 그리고 모든 백성에게 “너희는 스스로 굳세게 하여 일할찌어다”라고 격려하십니다. 이 말씀은 요단강을 건너려던 여호수아에게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고 하신 말씀과 같은 단어로 되어있습니다. 성전재건의 일은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외형적인 요건이나, 다른 어떤 대상과 비교함으로 인하여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하라는 말씀입니다. 즉 불필요한 다툼이나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고 성전재건에 집중하라는 말씀이십니다.
그러면 성전재건의 참된 가치는 어디에 있습니까? 성전의 참된 영광은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육지 그리고 만국을 진동시킬 것이다.” 즉 모든 만물이 두려워 떨게 만들 것이라고 선포하십니다. 성전의 참된 가치는 외형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로 인한 영광입니다. 하나님이 그 안에서 행하심으로 만물을 두려워 떨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무리 크고 화려한 성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그 안에 계시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십니다. “만국의 보배가 이르리니 내가 영광으로 이 전에 충만케 하리라.” 세상이 추구하는 보배(금, 은, 보석)로 채운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배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으로 성전에 가득하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포하십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으로 충만한) 이 전의 영광이 이전 영광 (곧 솔로몬의 영광)보다 크리라”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이 말씀을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셨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그리고 이 말씀을 지금도 우리 안에서 성전을 재건하시면서 이루려 하십니다.
우리가 건설하고 있는 성전의 가치는 결코 외형에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고, 얼마나 많은 일을 성취했느냐에 머물지 말아야 합니다. 크고 화려한 성전보다 그리스도의 영광이 충만하게 거하는 성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전은 내가 건축하고 있지만, 성전을 건축하도록 열심을 더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오, 그 성전을 잘 지을 수 있도록 재료를 공급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은혜를 잘 섭취해야 합니다. 많이 듣고, 많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나 거기서 머물지 마십시오. 듣고 깨달은 말씀이 다른 사람이 들어야 할 말이라고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하기를 갈망하고 또 간절히 기도해야합니다. 성전재건을 향한 열망은 우리의 열망보다 하나님의 열망이 더욱 크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성전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성전을 재건하기 위해서 기꺼이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진 자가 “내가 영광으로 이 전에 충만케 하리라” 약속하신 말씀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